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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 술도 안전하지 않다 — J커브 신화를 무너뜨린 'sick quitter' 함정

_eNKI 2026. 5. 2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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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 술도 안전하지 않다 — J커브 신화를 무너뜨린 'sick quitter' 함정

TL;DR

  • 30년간 "적당한 음주는 심장에 좋다"는 J커브는 통계 함정(sick quitter bias)이었다.
  • 편향을 제거한 메타분석에서 저강도 음주의 보호효과는 사라졌다(RR 0.90, 95% CI 0.76–1.06).
  • WHO·IARC·미국 식이지침 모두 "어떤 양도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로 입장 정리.
  • 한국 성인 월간 음주율 58.3%, 고위험 음주율 12.6% — '하루 한 잔' 면죄부가 가장 두꺼운 나라.

"술 한 잔은 약이다." 197090년대 코호트에서 음주량 대비 사망률이 J 모양으로 나왔다. 비음주자가 가장 높고, 하루 12잔이 가장 낮고, 폭음으로 가면 다시 치솟는 그래프. 모든 신문이 받아 적었다. 그러나 그 J는 술이 아니라 분석 방법의 산물이었다.

J커브는 왜 30년간 살아남았나

핵심은 '비음주군'에 누가 들어갔느냐다. 옛 코호트 연구는 "현재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을 한 묶음으로 처리했다. 이 집단에는 두 부류가 섞여 있다.

  • 평생 안 마신 사람
  • 건강이 나빠져서 끊은 사람 (sick quitter, '병들어 끊은 자')

후자는 이미 간경변·심혈관 질환·알코올 의존이 진행된 사람들이다. 의사 권유로 끊었지만 사망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들을 '비음주자'로 묶어 적당히 마시는 사람과 비교하면, 마치 술이 보호 효과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빗대자면 흡연자 집단에 '폐암으로 끊은 사람'을 끼워 넣고 비흡연자와 비교한 셈이다.

편향 제거하니 보호효과가 사라졌다

2016년 캐나다 빅토리아대 Stockwell 연구팀이 87개 연구를 메타분석했다. 처음엔 고전적 J커브가 깔끔하게 재현됐다. 그러나 sick quitter 편향을 통제한 13개 연구만 따로 모으자, 저강도 음주의 보호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게 됐다(RR 0.90, 95% CI 0.76–1.06).

2024년 같은 그룹이 Journal of Studies on Alcohol and Drugs(85권 4호)에 발표한 후속 메타분석은 한 발 더 갔다. "보호효과를 보고한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방법론적 결함이 있었다"는 결론이다.

분석 방식 포함 연구 저강도 음주 사망 위험
편향 미통제 87개 보호효과 (J커브 재현)
편향 통제 13개 유의하지 않음

J커브는 술의 효과가 아니라 분류의 실수가 만든 그림자였다.

WHO·IARC·식이지침이 입장을 바꿨다

기관들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 IARC: 알코올은 1군 발암물질 — 담배·석면과 동급
  • WHO (2023, Lancet 성명):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음주량은 없다"
  • 미국 식이지침(2025): 한도(남 2잔/여 1잔)는 유지하되 "어떤 양도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를 명문화
  • AICR(2024): 미국 전체 암의 약 5%가 음주 기인

단, 2024년 12월 NASEM 보고서는 "중용 음주자의 전체사망률이 비음주자보다 낮다(중간 확실성)"고 했다. 학계는 일부 갈렸다. 그러나 암 위험은 어떤 양에서도 증가한다는 결론은 NASEM도 분리해 명시했다.

한국 소주 1병은 미국 기준 몇 잔인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2024) 기준 한국 성인 월간 음주율 58.3%, 고위험 음주율 12.6%다. 미국 표준잔 1잔(순수 알코올 14g, 에탄올 밀도 0.789 반영)으로 환산하면 감각이 달라진다.

술 종류 표준잔 환산
소주(17%) 1병 360ml 약 3.5잔
맥주(5%) 500ml 500ml 약 1.4잔
와인(13%) 1잔 150ml 약 1.1잔

소주 한 병이면 남성 일일 한도(2잔)를 1.7배 초과한다. "딱 한 병"의 감각이 이미 통계적 폭음이다.

실용 음주 기준 4가지

  • 안 마시면 시작하지 않는다 — 어떤 가이드도 비음주자에게 음주를 권하지 않는다
  • 빈도가 양보다 위험할 수 있다 — 매일 한 잔보다 가끔 한 잔. 간이 회복할 시간을 준다
  • 암 가족력이 있으면 거의 끊는 쪽으로 — 유방암·소화기암은 저용량에서도 위험이 선형 증가
  • 2주만 끊어보자 — 수면·체중·혈압 개선이 목표라면 변화는 바로 체감된다

다음 회식에서 "이 정도는 괜찮다"는 말이 나오면 떠올리자. 그 '괜찮음'은 30년간 잘못 분류된 비음주자 집단이 만든 환상이다.

마무리

"적당히"라는 단어는 알코올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데이터가 바뀌었으니 30년간 발급된 면죄부도 회수할 때다.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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