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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의 진짜 지도 — 등록인구 60% 위험, 생활인구는 18배 역설

_eNKI 2026. 4. 2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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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의 진짜 지도 — 등록인구 60% 위험, 생활인구는 18배 역설

TL;DR

  • 2026년 3월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중 138곳(60.2%) 이 소멸위험지역.
  • 청년 수도권 비중은 2000년 49.1% → 2025년 54.5%(고용정보원). 청년 인구는 2008년 대비 208만 명 감소(서울신문 분석).
  • 그러나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체류인구 합계는 등록인구의 약 4배, 전남 구례군은 18.4배 — '소멸 지도'와 '활력 지도'가 충돌한다.
  • 정책 무게중심도 '등록인구 늘리기'에서 '체류·관계인구 설계'로 이동 중.

지방이 무너지고 있다는 한 줄 요약은 익숙하지만 거칠다. 같은 땅을 두 종류의 데이터로 그리면 전혀 다른 지도가 나온다. 등록인구만 보면 60%가 사라지고, 체류인구까지 더하면 어떤 군은 인구가 18배 부푼다.

1. 소멸의 지도 — 시군구 60%가 무너지는 좌표

한국고용정보원이 추적하는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다.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 2026년 3월 기준 138개 시군구(60.2%)가 이 선 아래로 내려갔다.

분류 지수 구간 의미
저위험 1.5 이상 청년 여성이 노인보다 많음
보통 1.0~1.5 균형
주의 0.5~1.0 고령화 가속
위험 0.2~0.5 소멸위험
고위험 0.2 미만 30년 내 소멸 가능

경북은 읍면동의 53.1% 가 소멸위험단계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청년 1명이 떠나는 동안 65세 이상 4명이 남는 구조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지수는 '주민등록 기준'이라는 한 겹 위에서만 작동한다. 한 사람이 한 곳에만 등록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2. 인구 이동의 새 지도 — 누가 어디로 떠나는가

통계청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자. 한 해 611만 8천 명이 거주지를 옮겼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중부권은 순유입, 영남권·호남권은 순유출이다.

핵심 변화: 세종은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대전·전남은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방향이 뒤집혔다. 행정수도 효과의 한계와 비수도권 일부의 반등이 동시에 나타난다.

순유입률 상위에는 인천·충북이, 순유출률 상위에는 광주·제주가 올랐다. 인천은 검단·송도 신도시의 수도권 흡수력을, 제주는 정주여건 한계와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다.

청년이 떠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전입 사유는 주택(33.7%) > 가족(25.9%) > 직업(21.4%) 순이다. '일자리 따라 이동'이라는 통념과 달리, 주거가 교육·일자리를 함께 끌어당기는 복합 이유라는 뜻이다.

  • 수도권 청년 비중: 2000년 49.1% → 2025년 54.5% (고용정보원)
  • 청년 인구: 2008→2025년 약 208만 명 감소 (서울신문·삼성 분석)
  • 2025년 비수도권 14개 시도 모두 청년 순유출 (서울·경기·인천 외)

3. 등록인구가 놓치는 진짜 활력 — 생활인구 18배의 역설

2022년 도입된 생활인구 개념은 등록인구에 '월 1회·하루 3시간 이상 체류자'를 더한다. 행정안전부가 2024년 처음 산정·발표한 결과는 통념을 흔든다.

지역 등록인구 체류인구 배율
전남 구례군 24,408명 449,206명 18.4배
충북 단양군 약 27,000명 약 27만 명 약 10배
인구감소지역 89곳 합계 약 490만 명 약 2,000만 명 약 4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가

축제·관광·세컨드홈·원격근무가 누적된 결과다. 구례는 산수유 축제 기간 체류자가 폭증했고, 단양은 카드 사용액에서 체류인구가 등록인구를 추월한 20개 인구감소지역 중 하나다.

등록인구는 '주민등록증의 위치'를 묻고, 생활인구는 '실제 발이 닿은 시간'을 센다. 두 지표는 같은 땅을 다른 해상도로 보여준다.

4. 두 지도를 겹쳐 읽기 — 지방 소멸의 정의를 다시 그어야 한다

정책 무게중심도 이동 중이다. 행안부는 122개 자치단체에 연 1조 원, 10년간 10조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한다. 핵심 키워드는 더 이상 '인구 유치'가 아니라 '관계인구·체류인구 설계' 다.

지방소멸 대응에 성공한 지역은 어디인가

  • 경북 의성군 이웃사촌마을: 일자리·주거·공동체 5대 분야 통합 → 2년 반 만에 청년 162명 유입
  • 전북 군산형 상생일자리: 평균임금·짧은 노동시간 결합 → 2024년까지 1,624명 고용 목표
  • 경남 함양군 작은학교살리기: 30억 원 투입 → 학생 20명 전입, 29가구 104명 가구 단위 이주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주민등록 옮기기'를 종착점이 아닌 마지막 단계로 본다는 점이다. 체류 → 반복 방문 → 세컨드홈 → 정주 순으로 단계별 패키지를 설계한다.

결론 — 소멸은 일어나지만, 그 정의는 바뀌고 있다

등록인구 지도만 보면 한국의 지방은 30년 내 절반이 사라진다. 그러나 생활인구 지도를 겹치면 어떤 군은 활력이 18배 부푼다. 위기는 사실이고, 지표는 좁다. 다음 10년의 정책 성패는 '얼마나 끌어왔느냐'가 아니라 두 지도를 함께 읽는 해상도에 달려 있다.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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